지역경제를 다시 젊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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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를 다시 젊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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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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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재 수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우리 경북 동해안지역의 기업인이나 주민들은 지역경제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에 기여하였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지역경제가 순조롭게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처럼 지역경제 역시 시들어가는 꽃이 될 위기에 놓인 것 같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포항시의 경제성장률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0%의 성장률을 기록, 제자리걸음을 했다. 경주시도 동 기간 중 2.4%의 매우 낮은 성장률에 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을 고려하면 이후로도 지역 성장세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들어 지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강도시인 포항의 성장세 둔화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섬유도시인 대구와 전자도시인 구미를 생각나게 한다. 대구의 섬유산업은 1950~60년대 황금기를 구가하면서 대구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1, 2차 석유파동과 더불어 심각한 불황을 겪은 데다 중국 등 신흥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쇠퇴하였다. 문제는 대구시가 섬유산업에 매달려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제때에 키우지 못한 결과 대구경제의 성장세도 쇠퇴한 것이다. 대구는 2000∼2008년 중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반면 구미는 1970년대 섬유 및 전자산업으로 발전을 시작했으나 1980년대 반도체, 1990년대 첨단전자, 2000년대 디지털산업 등으로 새로운 성장산업을 끊임없이 육성하여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 도시의 2001~2007년 중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포항 3.5%, 대구 2.7%, 구미 15.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늙어가는 지역경제를 다시 젊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답은 구미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주력산업을 대신하여 지역경제를 이끌고 갈 젊고 생기 넘치는 신 성장산업을 계속 키우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경우 신 성장산업은 일차적으로 지역의 산업기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지역 내 철강·관광산업의 선진화·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고급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수를 확충함은 물론 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포항은 고품질의 특성화된 제품 생산을 통해 인근 부산·울산·경남권의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수요산업과의 연관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경주는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컨벤션산업 육성, 관광컨텐츠 확충을 통한 관광객들의 체류기간 연장 등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기존 산업의 고도화 외에도 장기적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성장산업을 길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포스텍, RIST 등 지역 내 연구개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수의 성장유망기업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저기서 하겠다고 나서는 분야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하지 못하는 분야, 다른 지역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분야를 골라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국내외 기업 유치도 중요한 바, 특히 일본기업 유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일본기업들은 첨단산업에서 앞선 기술력, 자본력 등을 갖추고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익히 알려진 듯 보이는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우리지역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지역경제는 이미 황색 신호가 켜진 상태로 보인다. 빨간 신호가 켜지면 이미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지역경제의 기반이 약해져 있을 지도 모른다. 화무십일홍이란 말도 있지만 연부역강(年富力强)이란 말도 있다. 지역경제가 해가 갈수록 더욱 젊어지고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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